행사 전날 HR 스탭이 보낸 메일에 오전 7시 "sharp(정각) 시간엄수" 라고 되어 있어서 새벽같이 일어나 7시에 회사에 출근해 보니 출근한 직원이 몇명 되지 않는다.
인도인들은 시간을 잘지키지 않는다?
실은 그렇지 않다. 지난 두달동안 많은 회의에서 시간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그렇다기 보다는 사회적 상황이 인도인들에게 시간에 대해서 더 관대해 질 것을 요구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스토어, 은행, 관공소 어딜가든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데 기다림을 불평하는 것은 나 뿐인 듯 하다.
상냥함 그리고 사교적인
한국에서와 비교해 피부로 느껴지는 차이 중 하나는 이곳 사람들이 토론을 무척 좋아한다는 점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자신을 생각을 열정적으로 표현한다.
'가로프'는 한국에서 몇년간 일한 경험이 있는 시니어 엔지니어다. 그동안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지 않아서, 내심 이 친구가 한국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점심 식사를 마치고 해먹에 누위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가 던진 첫마디는 "당신은 내가 본 많은 한국인들과는 좀 다른것 같습니다." 그가 만난 한국 엔지니어들이 인터렉션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처럼 느꼈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언어에 대한 자신감의 문제와 외향적인 것보다 내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 때문이라고 설명을 하기는 하였지만, 실은 그러한 우리의 모습이 스스로에게도 의문이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잠깐 스쳐 생각해 보기에 인도 인들은 상대적으로 술이나 담배를 즐기지 않는데, 그 시간들이 차와 토론으로 채워지면서 더 사교적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가 느낀 또 다른 한국은 고도로 자동화 되어 인간적인 교류가 단절된 그런 모습의 사회였는데, 실은 이곳에서 내가 발견한 것 중 하나는 저녁 무렵이 되면 아파트 주변에서 아이들이 뛰놀며 떠드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소리들이 내가 가진 어릴적 한국의 모습에 대한 기시감을 주는 것이 반갑기도 하고 반면 요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안타깝게 하기도 한다.
끝으로, 그가 들려 준 한국에서 만난 친절한 한국인 언어학자 이야기는 이런 선의나 친절에 대한 경험이 그 사회에 대해 얼마나 다른 인상을 줄 수 있는지 두말 할 것 없고, 그가 한국에 대해 전반적으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안도하게 했다.
유일한 한국인
나는 이곳 푸네 오피스에서 유일한 한국인이고 유일한 동양인(East Asian)이다. 회사가 위치한 곳이 한국인들이 밀집한 아운드 지역과 거리가 멀고, 도심에서 벗어나 있어서인지 실은 회사나 집 부근에서 지난 두달간 동양인을 본적이 없다. 아주 드물게 동양인의 외모를 닮은 인도인들을 볼수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미얀마 국경지역 출신이다.
이것이 내게 좋은 점은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설수 있다는 것이다. 대화는 의례이 "Where are you from?"으로 시작되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행사중에도 많은 엔지니어들과 자연 스럽게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팀원 중 한명이 대화 중 이런 이야기를 한다. "당신은 외부에서 왔기 때문에, 우리가 처한 도전과 해답을 더 객관적으로 볼수 있을것이고, 그것이 기대가 됩니다."
사실 이곳에서 많은 것들이 이상하리 많큼 똑같다. 가족의 부양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들, 다양한 개성들의 조화,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회사의 비젼의 조화, 경쟁과 직무에 대해 느끼는 부담감들 이런 것들을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려고 한다.
많은 시행 착오 끝에 내가 가지고 있는 지역 불변의 해답은 "열정과 진심"이다.
Why have you been here?
행사를 마치고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길에 런던 팀원 중 한명이 이런 저런 이야기 중에 문득 묻는다 "Why have you been here?" 단순히 나의 직무를 묻는 것인지 아니면 자청해서 인도에 까지 온 이유를 묻는 것인지 선뜻 판단이 않되어 "일하러 왔지요" 라고 가볍게 답하고는 또 다른 대답을 마음 속으로 되뇌어 본다.
그래 나는 인도에서 훌륭한 개발팀을 꾸리고 엔지니어들과 보다 가치있는 기술적인 문제들에 도전해보고 싶었고 어렴풋한 이상과 비젼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이곳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기도 하다.
1 comment:
당신의 삶에 도전을 서슴치않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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