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17, 2012

영어 그리고 인도

지난 해 말 인도에 방문했을때 하루는 저녁 식사에 초대를 받았다. 초대해 주신 분은 우리회사의 인도 법인을 대리하고 인재와 여러가지 퍼실리티를 관리하는 "시너집" 사장님이었다. 


*초대 받은 식당은 근사한 태국요리집이었다.
사진은 '커리 온더 루프' 라는 다른 식당에서의 인도 요리

영어, 인도와 한국의 차이

식사를 하면서 여러가지 화제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영어에 대한 토론이다. 대부분의 인도인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당시 내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영어가 공용어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가정에서는 힌디나 다른 토착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사진은 100루피 지폐 우측에 나열된것이 인도내 공용어들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요즘 인도에서는 우리나라의 어린이집 같은 '플레이 스쿨'에서 부터 영어 교육이 이루어 지지만, 현재 영어가 유창한 성인 세대는 우리나라의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때부터 본격적으로 영어를 공부한 사람들도 많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영어 교육에 엄청난 투자가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의문이 들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그런데 우리가 확인한 한국과 인도의 명확한 차이는 의외로 간단했다. 

'소셜라이프'에서 실제로 영어를 사용하는가? 혹은 그렇지 않은가? 

인도에 온 후로 영어로 대화나 회의를 리드해야 하는 경우가 계속 생긴다. 한가지 문장을 상대에게 던지면서 여러가지 선택과 교정이 시작되고 상대의 피드백을 통해 표현이 다시 확인되고 상대방의 표현이 검증된 커뮤니케이션 패턴으로 내 기억에 더해 진다.  

인도에서는 학교나 직장에서 사람들 간에 이루어 지는 자발적인 그리고 사회적인 의사소통에  영어가 사용된다. 이 단순한 차이가 결국 언어교육의 실효성을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만의 영어

내가 인도로 올때면 주로 델리 공항에 먼저 도착한 후에 델리에서 푸네로 오는 국내선을 이용하는데, 첫 방문에서 우연히 영국 억양을 사용하는 노신사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국내선 케빈 크루들이 여러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내게 말은 걸면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승무원이 말을 걸때마다 옆자리 백인 노신사도 난처한  표정으로 "excuse me"를 연발 하는 것이 아닌가.   

*국내선 기내식 사진, 인도 기내식은 non-vegi와 vegi 두가지가 기본이다. 

역사적인 연유로 또 강한 사회적 요구에 의해서, 영어는 인도에서 토착화 되어 '인도 영어'가 된 것 같다. 영어가 빌려쓰는 말이 아닌 인도인의 것이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고, 인도인 만의 독특한 억양으로 자연스럽게 소통 되는 커뮤니케이션 네트웍이 소셜 라이프 속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만의 영어?

영어의 필요성은 모든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국은 이미 글로벌 경제에 깊숙히 편입 되어서 영어에 대한 경제/사회적인 강한 요구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내가 인도에서 얻은것은 우리가 우리말을 등한히 하지 않고, 영어 또한 좀더 '효과적으로' 그리고 '자신있게' 우리만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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